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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톱10] 결국 나쁜 놈이 잘 되는 영화 (*스포 있음)

Deathrash 2018. 8. 9. 17:27

원래 나쁜 놈들이 잘, 오래 사는 법

출처 : 이미지=영화 <프라이멀 피어>

“할리우드 영화는 문제야. 만드는 영화마다 황당무계하지. 해피엔딩이 아니면 흥행이 안 돼.”

존 트라볼타와 휴 잭맨, 할리 베리 주연의 범죄영화 <스워드피시>는 이런 대사로 시작한다. 사실 선과 악의 명확한 대결, 그리고 마지막에 선한 쪽이 승리하는 카타르시스는 대부분의 관객이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마냥 정직하고 아름답지 않은데 영화만 그렇다면 그것도 너무 진부하고 뻔하다. 결국 마지막에 악한 쪽이 승리하고 마는 영화들을 모아봤다.


1. 이든 레이크 (Eden Lake, 2008)

출처 : 이미지=영화 <이든 레이크>

유치원 교사 제니와 그녀의 남자친구 스티브는 주말 휴가를 보내기 위해 외딴 호수를 찾았다. 그곳에서 그들은 무례한 십대들과 시비가 붙고, 이들의 행동이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스티브가 실수로 그들의 개를 죽이게 되면서 악몽이 시작된다. <이든 레이크>는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다. 피가 튀는 잔인함도 잔인함이지만 그보다는 십대 아이들을 악마 같은 존재로 설정한 것, 그리고 현실적인 배드 엔딩 때문이다. 생사를 넘나드는 탈출 끝에 주인공이 허무하게 죽고, 가해자는 아무 응징을 당하지 않는 결말은 적잖이 찝찝하다.


2. 프라이멀 피어 (Primal Fear, 1996)

출처 : 이미지=영화 <프라이멀 피어>

다중인격 소재 영화의 고전. 살인용의자로 재판을 받게 된 애런(에드워드 노튼)은 말을 더듬는 순박한 19세 청년이지만, 극도의 압박을 받으면 반사회적인 성격의 ‘로이’가 튀어나오는 이중인격이다. 유명 변호사 마틴(리처드 기어)은 애런을 변호하면서 그를 점점 신뢰하게 되고, 최선을 다해 로이의 존재를 입증해 정신이상으로 무죄를 선고받게 한다. 그러나 사실 애런은 이중인격이 아니라 로이만 존재할 뿐이었고, 애런의 선량한 모습은 모두 연기였다. 정체가 드러난 뒤 베일을 비웃는 애런의 악마적인 표정은 꿈에 나올까 무서울 정도.


3. 스워드피쉬 (Swordfish, 2001)

출처 : 이미지=영화 <스워드피쉬>

머릿글에서 인용한 가브리엘(존 트라볼타)의 대사는 이 영화의 결말을 암시한다. 그는 테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불법 비자금을 빼돌리려 하고, 과거에 유명 해커였지만 지금은 막노동을 하며 입에 풀칠하는 스탠(휴 잭맨)은 이혼한 아내에게서 딸을 찾아오려고 이 일을 맡게 된다. 결국 둘은 모두 목표를 달성한다. 가브리엘은 수십억 달러를 챙겨 무사히 도망치고 스탠도 많은 돈을 벌어 딸을 되찾는다. 선과 악, 진실과 거짓 모두 승리를 거둔다는, 비슷한 장르의 영화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한 결말을 맞는 영화다.


4. 함정 (Arlington Road, 1999)

출처 : 이미지=영화 <함정>

<함정>은 겉으로는 화목하고 평화로운 마을의 이웃이 사실은 악당일 수도 있다는 일종의 음모론에서 출발한다. 교수 마이클(제프 브리지스)은 FBI였던 아내를 테러로 잃은 상처가 있다. 그는 우연히 이웃 올리버(팀 로빈스)과 가까워지지만, 어딘가 수상한 그를 조사하던 중 올리버가 폭탄 테러리스트라는 걸 알게 된다. 마이클은 테러를 저지하려고 사력을 다하지만, 올리버는 교묘한 함정으로 대형 폭탄 테러를 일으키고 오히려 마이클에게 누명을 씌운 뒤 유유히 잠적한다. 지적이면서도 친근한 가장의 탈을 쓴 팀 로빈스의 악역 연기가 압권이다.


5. 커커시리 : 마운틴 패트롤 (Kekexili: Mountain Patrol, 2004)

출처 : 이미지=영화 <커커시리>

<커커시리 : 마운틴 패트롤>은 중국 고원의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영양 밀렵조직과 순찰대의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사실적으로 촬영한 이 영화는 순찰대원들의 현실을 묘사하는데 대부분을 할애한다. 이들은 밀렵꾼들에게 압수한 모피를 뒷거래해서 활동비를 충당할 정도로 열악하고, 오로지 자연을 지키겠다는 정의감 하나로 뭉친 이들이다. 반면 밀렵꾼들은 훨씬 풍족하며, 돈이 되는 일이라면 살인도 개의치 않을 만큼 잔혹하다. 결국 모든 대원을 잃고 혼자 밀렵꾼들과 맞선 순찰대장이 비참하게 총에 맞아 죽는 결말로 끝난다.


6. 세븐 (Se7en, 1995)

출처 : 이미지=영화 <세븐>

인간의 7대 죄악을 테마로 살인을 하는 연쇄살인범과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세븐>은 그 배경의 도시만큼이나 우울한 영화다. 결국 범인(케빈 스페이시)의 음모와 심리전에 제대로 휘말린 밀스(브래드 피트) 형사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모든 걸 잃은 비극의 희생양이 된다. 범인 역시 밀스의 총에 죽었지만 이는 100% 스스로의 의도였기 때문에 완벽한 악의 승리인 셈. 할리우드 수사물 치고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의 엔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래 덜 충격적인 마무리도 고려됐었지만 브래드 피트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지금의 결말이 되었다고 한다.


페이퍼백 에디터 | 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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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v.movie.daum.net/v/g2X0QbSqY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