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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SS탐사보도-★띄우기 대작전①] 뜨고 싶은, 떠야 하는 `아이돌의 세계`

Deathrash 2014. 3. 9. 14:19
[SS탐사보도-★띄우기 대작전①] 뜨고 싶은, 떠야 하는 `아이돌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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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연예일반 
글쓴이 : 스포츠서울 원글보기
메모 : [스포츠서울닷컴│박소영 기자] "키워주세요!" 아이돌계의 조상으로 남은 H.O.T가 1996년 데뷔 때 외친 단체 인사 구호다. 요즘 아이돌의 멋스러운 포즈와 현란한 구호에 비해 다소 촌스럽다고 웃을 수 있을 정도지만 그만큼 '꼬꼬마 시절' 다섯 멤버들은 '뜨기 위한' 마음이 간절했다.

지금 가요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 치열해졌다. H.O.T가 뜬 시절에는 몇 개 안되는 소속사에서 1~2팀이 나와 경쟁했지만 요즘에는 수십 개의 회사에서 우후죽순으로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빛을 보지 못하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그룹이 많다. 이들도 준비할 때는 스타를 꿈꿨고 데뷔 후에도 성공을 다짐했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신인 아이돌 투아이즈, LC9, AOA(위에서부터)가 팬들의 큰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 더욱 치열해진 '아이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가 동원된다. /남윤호, 노시훈, 배정한 기자

야심차게 데뷔해 스타로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신인 아이돌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뜨기 위해 얼마나 간절한 마음을 갖고 있을까.또 이들을 띄우기 위해 소속사와 팬들은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이번 주 SS탐사보도는 '아이돌 스타 띄우기 대작전'의 이면 분석이다.



소년공화국은 지난달 5일 데뷔를 앞두고 직접 프로모션을 펼치며 팬들을 끌어당겼다. 회사에서 직접 '소년일보'를 내고 데뷔 전부터 홍보를 시작했다. /해피트라이브 제공

◆'이름도 생소해, 넘쳐나는 아이돌'

2013년 상반기에 데뷔한 아이돌만 해도 방탄소년단, 소년공화국, 레이디스코드, 투아이즈, 비피팝, 히스토리, LC9, 퍼플레이, 투란 등 여러 팀이다. 지난해 이들보다 먼저 데뷔 무대를 가졌지만 여전히 인지도가 2% 부족한 이들은 에이프린스, 스카프, 에이션, 크레용팝, 슈아이, 스피드, 레드애플, 가디스, 투엑스, 갱키즈, 타히티, 디유닛, AOA, 타이니지, 피에스타, 비비드걸, 뉴이스트, 씨클라운 등 셀 수 없이 많다.

이들 중 대다수의 멤버들은 수년간 연습생활을 거쳐 당당하게 무대에 섰다. 하지만 데뷔만큼 힘든 게 많은 팬덤을 누리고 여러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뜨는 일'이다. 저들 중 누구는 케이블 프로그램이나 지방 행사 등이 주요 무대가 된다. 심하게는 지상파 무대에 한 번도 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신인 아이돌에게 지상파 음악 방송 무대는 언제나 열려 있는 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송 외적인 걸로 본인들을 어필해야 한다. 지난달 '전화해 집에(Party Rock)'로 데뷔한 5인조 신인그룹 소년공화국(멤버 원준, 다빈, 민수, 성준, 수웅)은 '우리의 팬들은 우리가 만든다'는 신조를 바탕으로 데뷔 전부터 자체적으로 오프라인 게릴라 홍보에 나섰다. 지난 3월에는 프리허그 이벤트로 팬들을 직접 만났고 최근까지도 불시에 한 장소에 나타나 소녀 팬들을 마주했다. 멤버들은 게릴라 이벤트를 통해 팬들에게 '친근돌' 이미지를 안겼다.



지난 10일 MBC 뮤직 '쇼 챔피언' 현장에서 만난 에이프린스 팬들. 에이프린스는 지난해 데뷔해 열심히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른 아이돌에 비해 소수의 팬이지만 현장에서 이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박소영 기자

◆'회사와 팬들이 힘을 합쳐 우리 스타 키우기'

물론 음악이 좋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도 금세 주목받을 수 있다. 그래도 홍보는 필요하다. 데뷔 전부터 챙기거나 팀 자체만을 좋아해 주는 팬들이 있지만 더 큰 팬덤으로 키우려면 소속사에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될 일이다.

요즘 각 아이돌 소속사는 홍보 담당자와 매니지먼트 관계자 외에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고 있다. 팬매니저라고 불리는 이들인데 아티스트와 팬들 사이에서 연결고리 임무를 맡는다. 4~5년 전부터 생긴 이 직업은 웬만한 아이돌 그룹이라면 한 명 이상은 꼭 곁에 있다. 팬들이 준비한 편지나 선물 등을 멤버들에게 전달하거나 음악 방송 현장에서 응원을 이끌며 에너지를 무대 위 아티스트에게 보내는 일을 한다. 또 멤버들의 친근한 일상을 사진에 담아 팬카페에 올리거나 공지글, 응원방법 등을 직접 쓰며 아티스트와 팬 사이에서 윤활유로 거듭난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오빠'나 '누나'를 띄우기 위해 열정을 불사지른다. 음악 방송 현장에 쫓아다니는 건 기본이요 음원이나 음반이 공개되면 아낌없이 돈을 쓴다. 한 신인 아이돌의 팬은 새 앨범이 나오자 2장을 구매하며 "저는 2장밖에 못 사서 오빠들한테 미안하다. 판매량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다"고 자책했다. 1인당 100장씩 앨범을 사는 팬덤이 있다고 하니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속상할 법도 하다.

하지만 신인 아이돌의 팬덤이라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전반적인 팬 문화가 부드러워진 까닭에 신인의 팬이라고 무시당하거나 부당한 피해를 입는 일은 드물다. 현장 응원에서도 팬매니저의 지휘 하에 소수의 팬이 일당백의 에너지를 내니 신인 아이돌은 더욱 뿌듯하고 고마운 일이다. "지상파 방송이나 더 많은 무대에서 오빠들을 볼 수 없다는 건 안타깝지만 그래도 우리 오빠들이 최고"라던 에이프린스 한 팬의 미소는 인상적이었다.



방탄소년단, 비비드걸, 스텔라(위에서부터)가 신곡을 들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인 아이돌은 빅뱅, 소녀시대 같은 대선배들이 부럽기만 하다. 그래서 이들은 꼭 성공하겠다고 이를 악물고 무대에 서곤 한다. /빅히트, 빅스타, 탑클래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누구보다 간절하게 뜨고 싶은 건 본인들!'

연습생부터 데뷔까지 한 아이돌을 키우기 위한 비용은 많게는 수억 원까지 든다. 그래서 소속사 측에선 당연히 아티스트가 떠서 흑자를 내길 바란다. 팬들도 본인이 좋아하는 그룹이 잘나가면 응원하기도 편하고 자연스레 어깨가 으쓱해지니까 '대박'을 기원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아이돌 본인들 스스로 뜨고 싶을 터. 지난해 데뷔한 6인조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는 < 스포츠서울닷컴 > 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왜 뜨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잘되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인정받고 싶다.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인기를 얻어야 한다. 내가 누군지 알려야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다른 그룹의 멤버는 "뜬 선배들이 왜 부러운가"라는 물음에 "좋아하는 일을 더 쉽게 하고 원하는 무대에 설 수 있기 때문에"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데뷔한 지 한 달을 갓 넘긴 한 멤버는 "아이돌은 가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직접 실력으로 보여드리고 싶다"며 당차게 말했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또 다른 멤버는 "이 한 몸 부서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떤 고생이라도 할 자신 있습니다. 정글에서 살아남으라면 정글에서 살고, 목 찢어지게 노래만 부르라 하면 노래만 부를 자신 있으니 많은 사랑을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것이 바로 뜨고 싶은, 떠야만 하는 2013년 아이돌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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