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시판

재즈와 클래식을 접목한 작곡가 조지 거슈윈

원문 :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63XX18900116


출생일시1898년 09월 26일
사망일시1937년 07월 11일
국적 미국
작품/저서〈랩소디 인 블루〉, 〈파리의 미국인〉, 〈포기와 베스〉, 〈피아노 협주곡 F장조〉 등

요약 재즈를 비롯한 미국 음악을 수준 높은 예술음악의 경지로 올려놓은 작곡가이다


조지 거슈윈

조지 거슈윈은 1898년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가난한 유대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0살 무렵 친구가 바이올린을 켜는 것을 보고 음악의 매력을 알게 된 그는 12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2년 동안 여러 선생을 전전하다 마침내 베토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피아니스트 찰스 함비처를 만나 그 밑에서 본격적으로 서양 클래식 레퍼토리를 익혔다. 그렇게 함비처 밑에서 서양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지만, 집에 있을 때 거슈윈이 즐겨 연주하던 음악은 평소에 즐겨 듣던 미국 대중음악이었다.

15살 때 거슈윈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음악 출판사에 취직해 손님들에게 악보에 실려 있는 곡을 피아노로 들려주는 일을 했다. 그 후 극장 소속 피아니스트로 일하다가 21살 때 〈스와니(Swanee)〉라는 유행가를 작곡했는데, 이것이 크게 히트를 치면서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되었다. 당시 이 노래의 악보는 100만 부 이상 팔렸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거슈윈은 그저 '돈 잘 버는' 대중음악 작곡가에 불과했다. 이런 그가 클래식 음악계를 포함한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24년에 발표한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 때문이다. 이 작품은 재즈 음악의 거장 화이트맨의 위촉으로 작곡되었다. 그는 거슈윈에게 자신의 악단을 위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 심포닉 재즈를 작곡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렇게 해서 작곡한 곡이 바로 〈랩소디 인 블루〉이다. 하지만 거슈윈은 정식으로 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오케스트레이션을 할 줄 몰랐다. 그래서 이 곡의 오케스트레이션은 〈그랜드 캐년 모음곡〉의 작곡가인 그로페가 했다.

1924년, 스트라빈스키를 비롯한 음악계의 거장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초연된 〈랩소디 인 블루〉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연주가 끝났을 때, 사람들은 재즈와 클래식을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이 곡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관중들은 이제야 미국인도 미국적인 음악을 갖게 되었다고 열광했다. 재즈를 귀부인으로 격상시켰다는 평을 들은 〈랩소디 인 블루〉는 그때까지 일개 유행가 작곡가에 불과했던 거슈윈을 미국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부상시켰다.

〈랩소디 인 블루〉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거슈윈은 뉴욕 심포니의 상임 지휘자 월터 담로쉬로부터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담로쉬의 의뢰를 받고 거슈윈은 그 길로 책방으로 달려가 오케스트레이션에 관한 책을 구입해 열심히 공부했다. 〈랩소디 인 블루〉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다른 사람이 했지만, 이 곡에서는 피아노 독주와 오케스트라 파트 모두 거슈윈이 직접 썼다. 이렇게 해서 완성한 것이 바로 〈피아노 협주곡 F장조(Piano Concerto in F major)〉인데, 이 곡 역시 큰 호평을 받았다.

1928년, 거슈윈은 파리로 갔다. 그곳에서 위대한 스승 나디아 불랑제와 모리스 라벨의 가르침을 받기 원했다. 하지만 불랑제가 이를 거절했다. 서유럽 음악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오히려 재즈에 바탕을 둔 그의 음악적 개성을 해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라벨 역시 "왜 일류 거슈윈이 되지 이류 라벨이 되려고 하십니까?"라는 말로 그의 부탁을 거절했다. 이해에 거슈윈은 파리 여행에서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파리의 미국인(American in Paris)〉을 발표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거슈윈은 폭스 영화사와 계약을 맺고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그리고 1935년에는 최초의 재즈 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를 작곡했다. 오늘날 〈포기와 베스〉는 미국 오페라의 신기원을 이룩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초연 당시에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포기와 베스〉가 실패하자 거슈윈은 거처를 할리우드로 옮겼다. 그리고 영화음악 작곡에 몰두했다.

1937년 1월, 피에르 몽퇴가 지휘하는 샌프란시스코 오케스트라가 거슈윈의 작품만 연주하는 음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거슈윈은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런데 연주가 끝날 무렵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했다. 그 무렵 그는 심한 두통과 어디선가 고무 타는 냄새가 나는 듯한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몸에 이상을 느낀 그는 병원으로 달려가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해 7월 9일, 거슈윈은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를 구하기 위해 백악관이 나서 군함까지 동원해 휴가지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던 신경외과 전문의를 데려왔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의사의 도착을 기다릴 수 없어 서둘러 진행된 수술에서 악성 뇌종양이 발견되었다. 거슈윈은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이틀 뒤인 7월 11일, 38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피에르 몽퇴

오늘날 거슈윈은 미국 문화의 기저를 이루는 여러 장르의 음악들, 즉 재즈, 블루스, 래그타임, 유대 민속음악 등을 교묘히 융합해 이것을 유럽 클래식 음악 전통과 접목시킨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20세기 초까지 미국의 클래식 음악계는 유럽 음악을 들여와 연주하는, 유럽 음악의 재생산에만 치중해 왔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유럽 음악이지 미국 음악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미국인의 정체성을 보여 줄 음악이 필요했는데, 거슈윈은 바로 그런 미국인의 희망을 실현시킨 사람이다.

심포닉 재즈 〈랩소디 인 블루〉는 거슈윈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이다. 일종의 재즈 피아노 협주곡으로, 1924년 오랫동안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지휘했던 폴 화이트맨의 요청으로 작곡되었다. 음악은 상승하는 클라리넷의 인상적인 글리산도로 시작한다. 그 후 재즈 특유의 즉흥적인 멜로디와 리듬, 화음이 펼쳐진다. 시종일관 리드미컬하게 전개되다가 후반부에 재즈 특유의 애환을 담은 멜랑콜리한 부분이 나온다. 1920년대 미국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 주는 미국적인 작품이다.

이어서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F장조〉는 재즈를 바탕으로 하지만, 고전적인 형식에 따라 3개의 악장을 갖추고 있으며, 규모도 제법 크다. 생생한 선율과 적당한 리듬감, 풍부하고 매혹적인 화성을 통해 도시의 세련됨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1928년 뉴욕 필의 의뢰를 받고 작곡한 심포닉 재즈 〈파리의 미국인〉은 거슈윈이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의 느낌을 음악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음악의 발단이 된 공간적 배경은 파리이지만, 〈파리의 미국인〉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음악적 근간은 미국이다. 파리 거리를 활보하는 미국인의 모습, 거리를 걷던 미국인이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 길거리에서 고향 사람을 만난 미국인이 고향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이 그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재즈가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파리의 카바레 풍경이 연상되는 대목도 들어 있다.

〈포기와 베스〉의 한 장면을 담은 미국 우표

거슈윈은 오케스트라 음악이나 협주곡에 그치지 않고 오페라에도 재즈를 도입했다. 1935년에 발표한 재즈 오페라 〈포기와 베스〉가 그것이다. 이 오페라는 1930년대 초,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찰스턴 시에 있는 캣피시 로우라는 흑인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흑인이라는 점이 특색이다. 여름날의 평화로움을 노래하는 〈서머타임(Summer Time)〉, 베스를 아내로 맞은 포기가 행복한 마음으로 부르는 벤조송 〈나는 가진 것이 없어(I got plenty o'nutting)〉, 키티와 섬으로 놀러간 흑인들이 부르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It ain't necessarily so)〉,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누가 문을 두드려(Oh, dere's somebody knocking at de door)〉 등이 유명하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오케스트라를 위한 〈드림 시퀀스〉, 〈두 번째 랩소디〉, 〈쿠바 서곡〉, 피아노 독주곡 〈피아노를 위한 전주곡〉, 단막 오페라 〈우울한 월요일〉, 브로드웨이 뮤지컬 〈조지 화이트의 스캔들〉, 〈로잘리〉, 〈쇼 걸〉, 영화음악 〈우리 춤출까요?〉, 〈골드윈 폴리스〉 등이 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도서

음악사를 움직인 100인
음악사를 움직인 100인 저자진회숙 | 출판사청아출판사 전체항목 도서 소개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작곡가와 연주가를 망라하여 인류의 음악사를 빛낸 음악가들을 만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뿐만 아니라, 잘 알려져 있지 않....펼쳐보기

집필자

진회숙 전체항목 집필자 소개

이화여대 음대에서 서양음악을,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악이론을 공부했다. 1988년 월간 「객석」이 공모하는 예술평론상에 '한국 음악극의 미래를 위하여'라는 평론으로 수상, 음악평론가로 등단했고, ....펼쳐보기

제공처

청아출판사 전체항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