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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정서 살찌우기 연휴는 기회다.. 부담없이 읽을만한 책 5권

정서 살찌우기 연휴는 기회다.. 부담없이 읽을만한 책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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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문화생활일반 
글쓴이 : 국민일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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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새해 계획을 세울 때면, '올해는 책 좀 읽자'며 목표량을 정해놓는다는 회사원 이경애(35·여·서울 중구 상도로)씨. 올해도 벌써 한 달이 훌쩍 갔지만 직장 일이 바빠 아직 책 한 권 펼쳐보지 못했다. 설 연휴 기간에 부산 부모님 댁까지 다녀오려면 나흘이란 시간도 빠듯하지만, 그래도 책 한 권 읽기에 도전할 생각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28일 발표한 '2013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39.5%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고 답했다.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9.2권으로 10권이 채 안 됐다. 길든 짧든 연휴 기간은 부족한 독서를 보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과 함께 머리도 마음도 정리해보면 어떨까.

수학 통해 살펴보는 내 생각 패턴

메타 생각/임영익(리콘미디어·1만9500원)

살다보면 "왜 나는 이렇게밖에 생각을 하지 못할까"하고 한숨지을 때가 있다.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브 잡스처럼 천재적이진 않더라도, 조금은 참신하고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순 없을까. 심리학과 뇌과학 인지과학 등의 발달로 사고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막상 독자가 이를 직접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다양한 수학 문제를 통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사고방식을 점검해보도록 한 뒤 다양한 생각의 기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저자의 이력도 흥미롭다. 그는 서울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뇌과학과 심리학을 공부하고, 귀국 후엔 사법시험에 합격해 낮엔 변호사로, 밤에는 연구자로 살고 있다. 공부에 별 흥미 없이 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이미지를 이용해 직관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혼자 터득한 뒤 '메타 생각'에 관심을 갖게 됐다. 메타 생각이란 생각을 생성하고 모으고 연결하고 재구성하는 것을 도와주는 최상위 생각. 메타 생각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수학을 주요한 도구로 활용한다. 수학이야말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란다. 연필을 들고 책 속 문제를 풀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작가·작곡가가 말하는 습관의 힘

리추얼/메이슨 커리(책읽는수요일·1만5000원)

'의식의 흐름'이란 개념을 처음 도입한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누구보다 습관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습관이 더 나은 삶을 만든다고 믿었다.

책은 지난 400년간 161명의 작가 작곡가 무용가 등이 일상의 방해를 극복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가졌던 그들만의 의식(리추얼)을 통해 습관의 위대함을 말한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대여섯 시간 쉬지 않고 일했다. "체력이 중요하다"며 오후에는 수영이나 달리기를 했고, 밤 9시가 되면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반복 자체가 중요하며, 반복 과정에서 최면에 걸린 듯 더 심원한 정신 상태에 이른다"고 말했다.

미국의 현대 무용가 트와일라 타프는 매일 아침 자동반사적으로 택시에 올라타는 의식으로, 체육관에 갈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을 끊어냈다. 그녀에게 그 의식은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켜주는 것'이었다.

반대로 불규칙한 생활에서 창작의 힘을 얻는 작가와 작곡가도 많았다.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는 "나도 규칙적으로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고 고백할 정도로 틀에 얽매이지 않았다. 이들이 동원한 각양각색의 의식 행위를 보면서 나만의 리추얼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아직 없다면 책 속 누군가의 리추얼 중 마음에 드는 걸 골라 따라해 보는 건 어떨까. 강주헌 옮김.

돈 버는 생활 속 정리·정돈 기술

지갑 방 책상/하네다 오사무(아템포·1만4000원)

"정리 잘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물건은 물론 정보까지 모든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면서 '정리 잘하는 것'도 능력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 책은 한 발 더 나아가 "정리를 잘 해야 돈을 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최근 10년간 일본에서 컨설팅을 통해 공장 비용 총 99억엔(약 1000억원)을 절감시킨, 최고의 비용 절감 컨설턴트. 그는 그 기법을 개인의 일상생활에 적용시켜 돈이 모이는 정리 정돈 기술을 만들었다.

그는 가장 먼저 지갑 정리부터 제안한다. 두 번째 공략 대상은 책상이다. '책상은 성지(聖地)'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필요한 물건이 넘쳐나는 방에서 사는 한, 돈을 모을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고. 저자는 버려도 버려도 계속 늘어나는 물건의 속성을 설명한 뒤 대청소와 일상 청소를 통해 물건을 줄여나가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미련 없이 버리는 대청소 4원칙'의 첫 번째 원칙은 '버려서 후회하는 물건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독자들이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부분을 딱딱 짚어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실제 적용 가능한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다 읽고 나면 일단 지갑 속 지폐와 카드, 영수증부터 정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용택 옮김.

지구촌 오지 누비며 인술 베풀기

두 번째 태양/데이비드 올리버 렐린(혜화동·1만5000원)

전 세계에서 시각 장애인이거나 시력을 잃은 사람은 1억6000만명. 그 중 4분의 3은 현대 의학의 힘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당연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간단한 수술을 받지 못해 평생 암흑 속에서 산다.

네팔 의사 산두크 루이트와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미국 의사 제프리 타빈. 히말라야 산골 마을에서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히말라야 백내장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네팔 산골 오지를 찾아다니며 백내장을 앓고 있는 이들을 찾아 수술을 해주는 것. 네팔뿐 아니라 북한 르완다 에티오피아 등 20여개국을 찾아 고친 환자만 수백만명이다. 그들이 며칠씩 산길을 걸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수술을 해주며 사는 이유는 무얼까.

루이트는 말한다. "내가 믿는 것은 인생이 아주 짧으니 그 시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시스템은 수술 직후 시력을 98%까지 회복하게 할 수 있어요. 환자 수백만명에게 그런 일을 해줄 수 있다면 닷새나 열흘쯤 걸어도 괜찮지 않겠어요? 그것으로 그들의 삶을, 그들 가족의 삶을 바꿀 수 있어요. 그들에게 이 세상은 완전히 다른 곳이 되는 겁니다."

그렇다. 새로 눈을 뜬 이들의 삶은,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빛나는 히말라야 산과 태양보다 더 찬란한 것이다. 김병화 옮김.

생물병기 찾기 질풍 같은 추격전

질풍론도/히가시노 게이고(박하·1만4000원)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으로 국내에서도 마니아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 작가의 최신작이다. 일본에서 지난해 말 발간된 지 일주일 만에 100만부 판매를 돌파했다.

소설은 눈 덮힌 산 어딘가에, 연구원 구즈하라가 초미립자 탄저균을 배양해 만든 생물병기 'K-55'를 묻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구즈하라는 자신을 해고한 연구소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협박하고, 이를 찾기 위한 추격이 시작된다. 하지만 구즈하라가 난데없는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무엇보다 설산을 배경으로 스노보드와 스키가 펼치는 질풍 같은 추격전 장면이 압권이다. 마치 눈 앞에서 펼쳐지듯 전개가 박진감이 있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반전이 있는 결말까지, 일단 책을 펼치면 이야기 속으로 정신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저자의 필력이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저자는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나 자신도 놀랐다"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지만 글쎄다. 이미 독자들 사이에서도 다소 김이 빠지는 반전 결말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그럼에도 연휴 기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책 읽기에 빠져들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권남희 옮김.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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