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탐사-음악방송? 전쟁터②] `뮤뱅`·`음중`·`인가` 제작진을 만나다
http://media.daum.net/v/20140309080310816
http://media.daum.net/v/20140309080310816
출처 : [미디어다음] 연예일반
글쓴이 : 스포츠서울 원글보기
메모 : [스포츠서울닷컴│박소영 기자] "해외 파급력 최고" vs "레전드 영상 많아" vs "최고의 스태프들"
지상파 3사마다 간판 프로그램이 있다. KBS, MBC, SBS 저마다 방송국만의 컬러와 모토가 있기에 내세우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그러나 3사가 공통으로 앞세우는 포맷이 있다.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가 그것. 세 프로그램은 방송사를 대표하는 음악 방송으로 자리매김해 각각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만족하게 한다.
KBS2 '뮤직뱅크'의 김호상 CP. 그는 해외에서 '뮤직뱅크'의 브랜드 파워는 대단하다며 케이팝 열풍을 이끄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문병희 기자
세 프로그램은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이다. 케이팝을 다루는 음악 프로그램이라는 전반적인 포맷은 같지만 MC부터 무대 구상, 화면 색상, 출연하는 가수들의 컬러, 제작진이 추구하는 목표 등 세부 요인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해외로 뻗어 나가는 '뮤뱅', 세련된 영상과 무대의 '음중', 전통과 명성의 '인가'. < 스포츠서울닷컴 > 은 각 프로그램의 제작진에게 A부터 Z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호상 CP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생방송 전까지 PD, 작가, 스태프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 최고의 무대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박서준-보라의 '뮤직~뱅크!', 그리고 김호상 CP
'뮤직뱅크'의 김호상 CP(책임프로듀서)는 6일 서울 여의도동 KBS 앞 카페에서 < 스포츠서울닷컴 > 과 만나 "'뮤직뱅크'는 매주 금요일 생방송되며 동시에 해외 114개국으로 화면이 뻗어 나간다. 그만큼 해외에서 케이팝을 알리는 임무로 '뮤직뱅크'의 입지가 크다. 특히 2011년부터 도쿄돔을 시작으로 파리, 홍콩, 칠레, 자카르타, 이스탄불 등에서 해외 공연도 펼쳤다. '뮤직뱅크'라는 브랜드가 해외에서 갖는 영향력이 크다. 이미 케이팝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1998년 '가요톱10'의 명맥을 이어받은 '뮤직뱅크'는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전파를 탄다. 3명의 담당 PD와 작가, 카메라, 음향, 조명, 무대 등 전문 스태프들이 모두 모여 월요일마다 아이디어 회의를 열고 그 주의 방송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때 어떤 출연자를 섭외할지 캐스팅 회의도 진행된다. 그 결과는 화요일 각 가수 관계자들에게 전달되고 수요일과 목요일은 오로지 무대를 위해 집중한다. 그렇게 해서 금요일 오전부터 리허설을 시작해 오후에 생방송을 완성한다.
대개 한 주에 출연하는 팀은 20여 팀. 제작진이 뮤직비디오나 음반 등을 사전에 모니터하고 가수들의 콘셉트를 고려해 출연 가수 팀을 정한다. 제작사의 경우에는 따로 해외 프로모션을 하지 않아도 '뮤직뱅크' 무대 한 번 출연이면 생방송을 본 현지 팬들이 생기는 일도 많아 이 무대를 매우 선호한다.
하지만 정해진 편성 시간 때문에 무대에 설 수 있는 팀은 한정돼 있다. 신인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김 CP는 "대중이 좋아하는 가수들은 기본적으로 '뮤직뱅크' 무대에 설 수 있다. 하지만 여러 포지션의 가수가 많기 때문에 제작진의 고민도 크다. 크레용팝을 예로 들면 처음에는 제작자가 방송국을 다니며 굉장히 열심히 가수를 홍보하고 '뮤직뱅크' 출연을 부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인기를 끌고 음원 순위가 역행하니 방송사에서 자발적으로 섭외하게 되더라. 이런 상황이 양쪽 다 흡족한 경우다"고 설명했다.
김 CP는 '뮤직뱅크' 제작진을 '부처님 예수님도 이 자리에 오면 욕먹는다고 하더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많은 가수를 무대 위에 세우고 싶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출연을 보류하고 요청을 거절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특정 기획사를 밀어준다는 오해가 있지만 전혀 아니다"며 "우리 제작진들도 고충이 많다. 쉬운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호상 CP는 '뮤직뱅크'의 강점으로 지상파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작하고 생방송과 동시에 114개국으로 전파를 송출해 전 세계 한류 열풍을 이끄는 점을 꼽았다. /문병희 기자
김 CP는 지난 2011년 '뮤직뱅크 in 도쿄돔'을 마련한 인물이다. 음악 프로그램 타이틀을 걸고 해외 투어를 간 건 이때가 처음이다. 당시 일본은 대지진으로 공황 상태에 빠졌지만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비스트 2PM 포미닛 인피니트 아이유 등이 참석해 5만 석 관객을 열광하게 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케이팝이라는 게 얼마나 대단하고 '뮤직뱅크' 브랜드 파워가 세다는 걸 느꼈다. 해외에서 기념비적인 일을 만들었다. 그때 잘 돼 해외 투어를 6차례나 진행하게 됐다. 올해도 구상 중이다"고 힘줘 말했다.
3사 음악 프로그램이 가장 차별화를 두고 있는 건 MC다. 그중 '뮤직뱅크'는 전통적으로 배우들을 활용했다. 1998년 1대 MC 류시원-김지호를 시작으로 2000년 개그맨 이휘재가 송혜교, 이나영, 김보경, 김규리, 김민정과 MC를 맡았다. 지성-박은혜, 남궁민-소이현도 마이크를 잡았고 지현우, 강경준은 각각 김보민 아나운서, 박경림과 호흡을 맞췄다. 최근에는 송중기-서효림, 현우-김민지, 이장우-유이가 '뮤직뱅크'를 이끌었다. 현재는 박서준과 씨스타 보라가 MC다.
케이블을 제외한다면 금요일에 전파를 타는 '뮤직뱅크'가 지상파 음악 방송의 선봉이다. 이 점이 김 CP에게는 자부심이다. 그는 "지상파 3사 음악 방송의 시작이 금요일이기 때문에 첫 방송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길 무대를 생각한다. 가수 기획사들이 '뮤직뱅크'에 더 매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자신했다.
샤이니 민호, 김소현, 노홍철이 MC를 보는 MBC '쇼! 음악중심'은 빛나는 마이크가 트레이드마크다. /MBC '쇼! 음악중심' 홈페이지 캡처
◆노홍철-김소현-민호의 '쇼! 음악중심', 그리고 서창만 CP
8일, 400회를 맞이한 '음악중심'은 효린-에일리의 '렛 잇 고' 무대, 씨스타와 미쓰에이, 선미와 가인의 노래 바꿔 부르기, 남자 아이돌 4명의 걸스데이 '섬씽' 퍼포먼스 등 참신하고 흥겨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2005년, 3사 가운데 가장 뒤늦게 출발한 까닭에 뒤집어 생각하면 신선한 포맷과 통통 튀는 감각의 무대가 많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음악중심' 서창만 CP는 이와 관련해 "'음악중심'은 제작진의 곡 해석이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라 팬들 사이에서 소위 말하는 '레전드 영상' 무대 빈도가 높다. 세련된 영상과 카메라 워크가 조화롭다는 이야기도 듣는다"며 "현장 PD들에게 '1주일에 20곡 무대를 올리더라도 모두에게 회자되는 한 무대만 있으면 된다'고 주문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무대를 만들도록 제작진이 매주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본 구성은 '뮤직뱅크'와 비슷하다. 매주 20-21팀이 출연하는데 예능 국장과 PD들 등 여러 스태프가 모여 캐스팅 위원회를 연다. 가장 유행하는 노래와 사랑을 많이 받는 음원의 가수가 우선적이 건 사실. 여기에 MBC 예능 프로그램에 기여도가 높은 이들도 출연의 기회를 얻는다. 실제로 MBC '무한도전'의 유재석은 2009년 '올림픽대로 가요제'에서 1등해 '음악중심' 무대에 섰고 형돈이와 대준이도 유쾌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러한 무대는 제작진이 한데 모여 열정을 쏟기에 가능한 일이다. 서 CP는 "스태프가 다 모이면 100명이 넘는다. 월요일부터 무대 아이디어 회의를 해 화요일에 캐스팅 결정이 되면 토요일이 되기 전까지 무대에 집중한다. 토요일 새벽 6시부터는 사전 녹화를 시작해 오후 3시 55분 생방송이 들어가고 끝난 뒤에는 다음 주 사전 녹화분을 찍는 일도 있다. '뮤직뱅크'에 주말 휴식이 있다면 '음악중심'에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다"고 말했다.
태티서가 든 마이크는 '음악중심'의 트레이드로 자리잡아 유행을 이끌었다. /MBC '쇼! 음악중심' 방송 캡처
참신한 시도의 무대가 많다는 것과 더불어 '음악중심'의 트레이드마크는 MC들의 마이크다. 밋밋한 마이크에 MC들의 이름이 적힌 빛나는 네임텍을 붙여 발랄하면서 세련미를 더한 것. 소녀시대 태연-티파니-서현이 MC를 맡은 2012년부터 시작된 이 마이크는 지금까지도 계속되며 한때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는 노홍철, 김소현, 샤이니 민호가 3MC로 나와 빛나는 마이크를 쥐고 있다. 서 CP는 "세 MC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다. 노홍철은 노련하고 김소현은 풋풋하다. 민호는 가수로서 특별한 센스를 발휘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볼 수 있지만 묘하게 어울린다. MC들이 진행을 잘해 줘 고맙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음악중심'의 특이사항은 2006년 순위제가 폐지됐지만 지난해 4월 다시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계각층의 연령대로 구성된 시청자위원회의 사전투표 점수(10%)와 음원 & 음반 점수(70%), 동영상 점수(10%)를 합산해 1위 후보를 정한 후, 생방송 중에 진행되는 문자투표(10%)를 합산해 1위를 가린다. 서 CP는 "팬덤과 음원 성적이 고루 반영돼 몰아주기 식 1위가 없도록 조절했다. 최대한 공정하게 1위를 가려 다양한 팀이 1위의 기쁨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과거에는 주로 국내에서 소비됐지만 지금은 방송되자마자 전 세계 케이팝 팬들에게 전파된다. 한류의 큰 축을 담당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사명감으로 새로운 한류스타의 개발과 육성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자신했다.
광희, 이유비, 수호, 백현(왼쪽부터)이 MC를 맡은 SBS '인기가요'. 김주형 PD는 최고의 스태프가 모인 명성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자신했다. /SBS '인기가요' 제공
◆광희-이유비-수호-백현의 '인기가요', 그리고 김주형 PD
'인기가요'는 최근 가장 '핫'한 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걸그룹 서열 1위를 다투고 있는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이 9일 방송에서 나란히 컴백하기 때문이다. 투애니원이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인기가요'에서 컴백 무대를 펼치게 된 까닭에 두 팀의 맞대결은 이날 방송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인기가요' 김주형 PD는 두 팀 중 누가 클로징을 맡는지, 어떤 컴백 무대가 마련될지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인기가요' 자체가 명성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게 PD로서는 부담감이자 굉장한 메리트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보는 가수들의 시선도 특별한 것 같다. 책임감과 뿌듯한 기분이 동시에 든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이 동시에 출연하는 까닭에 다른 누군가의 T.O는 줄어든 셈. 비단 이번 일뿐만이 아니다. 김 PD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신인이라서 '인기가요' 무대에 못 선다는 건 절대 없다. 다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데뷔 가수가 쏟아져 나왔고 그 수가 굉장히 많다. 음악 프로그램이 모두 소화해 줘야 하는 일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소유X정기고(아래)가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인기가요'는 사전점수에 음원, 시청자사전투표, SNS 점수를 더해 1위를 정한다. /SBS '인기가요'방송 캡처
'인기가요'는 1991년 12월 시작돼 2년 뒤 폐지됐다가 이듬해인 1994년부터 'TV가요 20'으로 전파를 탔고 2000년 2월 1일부터 '인기가요'로 부활했다. 2003년에는 순위제를 폐지하고 매주 7명의 뮤지션을 선정해 최고의 인기를 얻은 뮤지션들을 가리는 'Take 7'을 구축했고 이후에는 '뮤티즌송'을 만들었다가 지난해 3월 순위제를 다시 가져왔다.
지난 1월 말부터 이 프로그램을 맡은 김 PD는 인터뷰 내내 '인기가요'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전문적인 스태프들의 총집합을 꼽았다. 그는 "저야 '인기가요' 하나만 보고 일주일 내내 달리지만 스태프들은 여러 가지 방송을 맡고 일을 하기 때문에 훨씬 더 고생한다. '인기가요'가 명성이 높은 건 모든 스태프가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방송을 이어받아서 저는 물론 스태프들의 자부심이 상당하다. 정말 최고의 스태프들이 모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기가요'가 이어올 수 있었다"고 "고 동료 스태프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3사 중 가장 화려한 MC진을 구축한 점도 '인기가요'만의 무기다. 기존 MC 황광희와 함께 새롭게 투입된 이유비, 엑소 백현-수호는 김 PD가 직접 고른 인물들이다. 그는 "좋은 유망주들에 대해 MC 오디션을 봤는데 이유비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장래성을 우선적으로 따졌다. 안갯속에 가려진 20대 여배우들 사이에서 이유비가 가장 빛날 것 같았다. 가능성이 많은 친구다. 특히 지난해 '멜론뮤직어워즈' 사회 보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며 흐뭇해했다.
또 그는 "엑소는 말이 필요 없는 친구들이지 않나"라며 "백현은 발랄하고 개구쟁이 같은 매력이 있다. 반면 수호는 진지하고 진중하다. 둘의 다른 매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걸로 단박에 느꼈다. 제가 두 친구 모두 쓰고 싶다고 해서 지금의 MC진이 꾸려졌다"고 덧붙였다.
'뮤직뱅크'와 '음악중심'의 CP는 케이팝 한류 열풍을 이끄는 자부심을 내세웠지만 현장에서 가수들과 스태프와 함께 호흡하는 김 PD는 현재에 집중했다. 그는 "1월 말 첫 방송을 내보냈을 때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감동받았다. 가수도 스태프들도 완벽하니 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게 바로 '인기가요'의 장점이고 매력이다"며 "케이팝 한류 열풍의 선두주자 같은 대단한 일보다는 일주일간 방송 하나만을 준비하는 가수들과 스태프들, 이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쇼를 선사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comet568@media.sportsseoul.com
연예팀ssent@media.sportsseoul.com
지상파 3사마다 간판 프로그램이 있다. KBS, MBC, SBS 저마다 방송국만의 컬러와 모토가 있기에 내세우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그러나 3사가 공통으로 앞세우는 포맷이 있다.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가 그것. 세 프로그램은 방송사를 대표하는 음악 방송으로 자리매김해 각각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만족하게 한다.
세 프로그램은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이다. 케이팝을 다루는 음악 프로그램이라는 전반적인 포맷은 같지만 MC부터 무대 구상, 화면 색상, 출연하는 가수들의 컬러, 제작진이 추구하는 목표 등 세부 요인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해외로 뻗어 나가는 '뮤뱅', 세련된 영상과 무대의 '음중', 전통과 명성의 '인가'. < 스포츠서울닷컴 > 은 각 프로그램의 제작진에게 A부터 Z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박서준-보라의 '뮤직~뱅크!', 그리고 김호상 CP
'뮤직뱅크'의 김호상 CP(책임프로듀서)는 6일 서울 여의도동 KBS 앞 카페에서 < 스포츠서울닷컴 > 과 만나 "'뮤직뱅크'는 매주 금요일 생방송되며 동시에 해외 114개국으로 화면이 뻗어 나간다. 그만큼 해외에서 케이팝을 알리는 임무로 '뮤직뱅크'의 입지가 크다. 특히 2011년부터 도쿄돔을 시작으로 파리, 홍콩, 칠레, 자카르타, 이스탄불 등에서 해외 공연도 펼쳤다. '뮤직뱅크'라는 브랜드가 해외에서 갖는 영향력이 크다. 이미 케이팝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1998년 '가요톱10'의 명맥을 이어받은 '뮤직뱅크'는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전파를 탄다. 3명의 담당 PD와 작가, 카메라, 음향, 조명, 무대 등 전문 스태프들이 모두 모여 월요일마다 아이디어 회의를 열고 그 주의 방송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때 어떤 출연자를 섭외할지 캐스팅 회의도 진행된다. 그 결과는 화요일 각 가수 관계자들에게 전달되고 수요일과 목요일은 오로지 무대를 위해 집중한다. 그렇게 해서 금요일 오전부터 리허설을 시작해 오후에 생방송을 완성한다.
대개 한 주에 출연하는 팀은 20여 팀. 제작진이 뮤직비디오나 음반 등을 사전에 모니터하고 가수들의 콘셉트를 고려해 출연 가수 팀을 정한다. 제작사의 경우에는 따로 해외 프로모션을 하지 않아도 '뮤직뱅크' 무대 한 번 출연이면 생방송을 본 현지 팬들이 생기는 일도 많아 이 무대를 매우 선호한다.
하지만 정해진 편성 시간 때문에 무대에 설 수 있는 팀은 한정돼 있다. 신인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김 CP는 "대중이 좋아하는 가수들은 기본적으로 '뮤직뱅크' 무대에 설 수 있다. 하지만 여러 포지션의 가수가 많기 때문에 제작진의 고민도 크다. 크레용팝을 예로 들면 처음에는 제작자가 방송국을 다니며 굉장히 열심히 가수를 홍보하고 '뮤직뱅크' 출연을 부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인기를 끌고 음원 순위가 역행하니 방송사에서 자발적으로 섭외하게 되더라. 이런 상황이 양쪽 다 흡족한 경우다"고 설명했다.
김 CP는 '뮤직뱅크' 제작진을 '부처님 예수님도 이 자리에 오면 욕먹는다고 하더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많은 가수를 무대 위에 세우고 싶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출연을 보류하고 요청을 거절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특정 기획사를 밀어준다는 오해가 있지만 전혀 아니다"며 "우리 제작진들도 고충이 많다. 쉬운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 CP는 지난 2011년 '뮤직뱅크 in 도쿄돔'을 마련한 인물이다. 음악 프로그램 타이틀을 걸고 해외 투어를 간 건 이때가 처음이다. 당시 일본은 대지진으로 공황 상태에 빠졌지만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비스트 2PM 포미닛 인피니트 아이유 등이 참석해 5만 석 관객을 열광하게 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케이팝이라는 게 얼마나 대단하고 '뮤직뱅크' 브랜드 파워가 세다는 걸 느꼈다. 해외에서 기념비적인 일을 만들었다. 그때 잘 돼 해외 투어를 6차례나 진행하게 됐다. 올해도 구상 중이다"고 힘줘 말했다.
3사 음악 프로그램이 가장 차별화를 두고 있는 건 MC다. 그중 '뮤직뱅크'는 전통적으로 배우들을 활용했다. 1998년 1대 MC 류시원-김지호를 시작으로 2000년 개그맨 이휘재가 송혜교, 이나영, 김보경, 김규리, 김민정과 MC를 맡았다. 지성-박은혜, 남궁민-소이현도 마이크를 잡았고 지현우, 강경준은 각각 김보민 아나운서, 박경림과 호흡을 맞췄다. 최근에는 송중기-서효림, 현우-김민지, 이장우-유이가 '뮤직뱅크'를 이끌었다. 현재는 박서준과 씨스타 보라가 MC다.
케이블을 제외한다면 금요일에 전파를 타는 '뮤직뱅크'가 지상파 음악 방송의 선봉이다. 이 점이 김 CP에게는 자부심이다. 그는 "지상파 3사 음악 방송의 시작이 금요일이기 때문에 첫 방송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길 무대를 생각한다. 가수 기획사들이 '뮤직뱅크'에 더 매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자신했다.
◆노홍철-김소현-민호의 '쇼! 음악중심', 그리고 서창만 CP
8일, 400회를 맞이한 '음악중심'은 효린-에일리의 '렛 잇 고' 무대, 씨스타와 미쓰에이, 선미와 가인의 노래 바꿔 부르기, 남자 아이돌 4명의 걸스데이 '섬씽' 퍼포먼스 등 참신하고 흥겨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2005년, 3사 가운데 가장 뒤늦게 출발한 까닭에 뒤집어 생각하면 신선한 포맷과 통통 튀는 감각의 무대가 많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음악중심' 서창만 CP는 이와 관련해 "'음악중심'은 제작진의 곡 해석이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라 팬들 사이에서 소위 말하는 '레전드 영상' 무대 빈도가 높다. 세련된 영상과 카메라 워크가 조화롭다는 이야기도 듣는다"며 "현장 PD들에게 '1주일에 20곡 무대를 올리더라도 모두에게 회자되는 한 무대만 있으면 된다'고 주문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무대를 만들도록 제작진이 매주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본 구성은 '뮤직뱅크'와 비슷하다. 매주 20-21팀이 출연하는데 예능 국장과 PD들 등 여러 스태프가 모여 캐스팅 위원회를 연다. 가장 유행하는 노래와 사랑을 많이 받는 음원의 가수가 우선적이 건 사실. 여기에 MBC 예능 프로그램에 기여도가 높은 이들도 출연의 기회를 얻는다. 실제로 MBC '무한도전'의 유재석은 2009년 '올림픽대로 가요제'에서 1등해 '음악중심' 무대에 섰고 형돈이와 대준이도 유쾌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러한 무대는 제작진이 한데 모여 열정을 쏟기에 가능한 일이다. 서 CP는 "스태프가 다 모이면 100명이 넘는다. 월요일부터 무대 아이디어 회의를 해 화요일에 캐스팅 결정이 되면 토요일이 되기 전까지 무대에 집중한다. 토요일 새벽 6시부터는 사전 녹화를 시작해 오후 3시 55분 생방송이 들어가고 끝난 뒤에는 다음 주 사전 녹화분을 찍는 일도 있다. '뮤직뱅크'에 주말 휴식이 있다면 '음악중심'에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다"고 말했다.
참신한 시도의 무대가 많다는 것과 더불어 '음악중심'의 트레이드마크는 MC들의 마이크다. 밋밋한 마이크에 MC들의 이름이 적힌 빛나는 네임텍을 붙여 발랄하면서 세련미를 더한 것. 소녀시대 태연-티파니-서현이 MC를 맡은 2012년부터 시작된 이 마이크는 지금까지도 계속되며 한때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는 노홍철, 김소현, 샤이니 민호가 3MC로 나와 빛나는 마이크를 쥐고 있다. 서 CP는 "세 MC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다. 노홍철은 노련하고 김소현은 풋풋하다. 민호는 가수로서 특별한 센스를 발휘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볼 수 있지만 묘하게 어울린다. MC들이 진행을 잘해 줘 고맙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음악중심'의 특이사항은 2006년 순위제가 폐지됐지만 지난해 4월 다시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계각층의 연령대로 구성된 시청자위원회의 사전투표 점수(10%)와 음원 & 음반 점수(70%), 동영상 점수(10%)를 합산해 1위 후보를 정한 후, 생방송 중에 진행되는 문자투표(10%)를 합산해 1위를 가린다. 서 CP는 "팬덤과 음원 성적이 고루 반영돼 몰아주기 식 1위가 없도록 조절했다. 최대한 공정하게 1위를 가려 다양한 팀이 1위의 기쁨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과거에는 주로 국내에서 소비됐지만 지금은 방송되자마자 전 세계 케이팝 팬들에게 전파된다. 한류의 큰 축을 담당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사명감으로 새로운 한류스타의 개발과 육성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자신했다.
◆광희-이유비-수호-백현의 '인기가요', 그리고 김주형 PD
'인기가요'는 최근 가장 '핫'한 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걸그룹 서열 1위를 다투고 있는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이 9일 방송에서 나란히 컴백하기 때문이다. 투애니원이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인기가요'에서 컴백 무대를 펼치게 된 까닭에 두 팀의 맞대결은 이날 방송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인기가요' 김주형 PD는 두 팀 중 누가 클로징을 맡는지, 어떤 컴백 무대가 마련될지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인기가요' 자체가 명성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게 PD로서는 부담감이자 굉장한 메리트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보는 가수들의 시선도 특별한 것 같다. 책임감과 뿌듯한 기분이 동시에 든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이 동시에 출연하는 까닭에 다른 누군가의 T.O는 줄어든 셈. 비단 이번 일뿐만이 아니다. 김 PD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신인이라서 '인기가요' 무대에 못 선다는 건 절대 없다. 다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데뷔 가수가 쏟아져 나왔고 그 수가 굉장히 많다. 음악 프로그램이 모두 소화해 줘야 하는 일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인기가요'는 1991년 12월 시작돼 2년 뒤 폐지됐다가 이듬해인 1994년부터 'TV가요 20'으로 전파를 탔고 2000년 2월 1일부터 '인기가요'로 부활했다. 2003년에는 순위제를 폐지하고 매주 7명의 뮤지션을 선정해 최고의 인기를 얻은 뮤지션들을 가리는 'Take 7'을 구축했고 이후에는 '뮤티즌송'을 만들었다가 지난해 3월 순위제를 다시 가져왔다.
지난 1월 말부터 이 프로그램을 맡은 김 PD는 인터뷰 내내 '인기가요'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전문적인 스태프들의 총집합을 꼽았다. 그는 "저야 '인기가요' 하나만 보고 일주일 내내 달리지만 스태프들은 여러 가지 방송을 맡고 일을 하기 때문에 훨씬 더 고생한다. '인기가요'가 명성이 높은 건 모든 스태프가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방송을 이어받아서 저는 물론 스태프들의 자부심이 상당하다. 정말 최고의 스태프들이 모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기가요'가 이어올 수 있었다"고 "고 동료 스태프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3사 중 가장 화려한 MC진을 구축한 점도 '인기가요'만의 무기다. 기존 MC 황광희와 함께 새롭게 투입된 이유비, 엑소 백현-수호는 김 PD가 직접 고른 인물들이다. 그는 "좋은 유망주들에 대해 MC 오디션을 봤는데 이유비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장래성을 우선적으로 따졌다. 안갯속에 가려진 20대 여배우들 사이에서 이유비가 가장 빛날 것 같았다. 가능성이 많은 친구다. 특히 지난해 '멜론뮤직어워즈' 사회 보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며 흐뭇해했다.
또 그는 "엑소는 말이 필요 없는 친구들이지 않나"라며 "백현은 발랄하고 개구쟁이 같은 매력이 있다. 반면 수호는 진지하고 진중하다. 둘의 다른 매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걸로 단박에 느꼈다. 제가 두 친구 모두 쓰고 싶다고 해서 지금의 MC진이 꾸려졌다"고 덧붙였다.
'뮤직뱅크'와 '음악중심'의 CP는 케이팝 한류 열풍을 이끄는 자부심을 내세웠지만 현장에서 가수들과 스태프와 함께 호흡하는 김 PD는 현재에 집중했다. 그는 "1월 말 첫 방송을 내보냈을 때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감동받았다. 가수도 스태프들도 완벽하니 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게 바로 '인기가요'의 장점이고 매력이다"며 "케이팝 한류 열풍의 선두주자 같은 대단한 일보다는 일주일간 방송 하나만을 준비하는 가수들과 스태프들, 이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쇼를 선사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comet568@media.sportsseoul.com
연예팀ssent@media.sportsseoul.com
'Newspap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SS탐사-음악방송? 전쟁터④]베스티, 음악방송 현장 24시 엿보기 (0) | 2014.03.09 |
---|---|
[스크랩] [SS탐사-음악방송? 전쟁터③] `나이 어린 감독에게 굽신`..신인 제작자의 이야기 (0) | 2014.03.09 |
[스크랩] [SS탐사보도-★띄우기 대작전①] 뜨고 싶은, 떠야 하는 `아이돌의 세계` (0) | 2014.03.09 |
[스크랩] [Why] 추억을 읽는 30~40代.. 1980년대 아동全集, 부르는 게 값 (0) | 2014.03.08 |
[스크랩] "일부 헤드폰, 최대음량 커 사용시 주의해야" (0) | 2014.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