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magazine.movie.daum.net/w/magazine/film/detail.daum?thecutId=10849
5년 만에 다시 돌아오다 <주온: 끝의 시작>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창백한 피부와 소름 끼치는 검은 눈동자로 포스터에서부터 장난 아닌 포스[?]를 보여준 <주온>. 영화의 핵심테마인 "저주는 끝이 없고 공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아직도 끝나지 않은 ‘주온’의 공포가 <주온: 끝의 시작>으로 돌아온다. 일본영화 팬들이 꼽은 가장 무서운 영화 1위라는 타이틀과 함께 가야코, 토시오 모자의 공포는 제목처럼 끝에서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그래서 <주온:끝의 시작> 개봉기념으로 지금까지 나온 <주온>시리즈의 총정리와 <주온:끝의 시작>의 프리뷰 그리고 시리즈 탄생 15년이 된 지금까지도 변함 없는 공포로 관객을 압박하는 <주온>시리즈만의 공포법칙을 소개해본다.
<주온>은 비디오 영화로 나와 이례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어 극장판과 헐리우드 리메이크까지 이어졌다. 본 편 내용처럼 공포의 전염을 전세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주온> 시리즈, 간단하게 정리해본다.
<주온>시리즈에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은 단연 가야코와 토시오다. 하지만 이 두 캐릭터를 만든 것은 감독 시미즈 다카시, 그야말로 <주온>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 일찍이 호러 만화 원작 <토미에 리버스>감독으로 J호러 전문감독으로 명성을 쌓아오던 중 1999년 <주온 비디오판>을 연출해 일본 공포영화의 큰 장을 열었다. 특히 <주온>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인 <그루지>역시 연출하며 전미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첫 번째 일본 감독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주온>탄생 10주년 기념영화인 <주온: 원혼의 부활>에서는 제작/감수 등을 계속하며 <주온>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마녀 배달부 키키>의 연출을 맡아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공포의 시작, 비디오판 <주온>
<주온>의 시작은 1999년 비디오판부터 시작되었다. 원래 납량 TV 시리즈로 기획되었으나 너무나도 무서워 방영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디오로 출시되어 호러팬들에게 큰 환영을 받아 지금의 <주온>시리즈로 이어졌다. 하얀 백지에 쓰여지는 붉은색 ‘주온’ 타이틀, 등장인물들의 이름으로 시작되는 개별 에피소드, 마지막에 밝혀지는 저주의 비밀, 그리고 가야코와 토시오의 첫 등장등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는 시리즈의 토대를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극장판의 인기를 토대로 나중에 <주온-오리지날>이라는 이름으로 두 편의 비디오 판이 출시되었다.
공포의 확장, 극장판 <주온>
극장판 <주온>은 비디오판의 성공으로 2002년 일본에서 제작되어 2003년 6월 <주온>시리즈로는 최초로 국내에 공개되었다. 비디오판 이야기의 확장으로 더욱 무서워진 에피소드와 인상적인 공포 씬으로 일본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주온>열풍을 이어갔다. 이후 그 해 9월 극장판 <주온2>가 개봉 되었고 2009년에는 <주온> 탄생 10주년을 기념한 <주온: 원혼의 부활>이 소개되었다. <주온: 원혼의 부활>은 '하얀노파'와 '검은소녀' 라는 두 영화를 합친 작품이다. 시리즈의 성격은 그대로지만 <주온>의 히로인[?] 가야코가 등장하지 않으며 토시오 역시 까메오로 나와 시리즈의 외전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렇게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에서 시작된 <주온>의 열풍은 헐리우드까지 그 마수[?]를 뻗친다.
<주온> 헐리우드 리메이크판 <그루지>시리즈
일본 <주온>시리즈에 일찍이 호감을 표했던 샘레이미 감독은 자신이 세운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고스트하우스픽쳐스'의 첫 작품으로 <주온> 리메이크를 결정한다. 원작의 공포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원작의 감독인 시미즈 다카시에게 헐리우드판 감독을 맡겼고 무대 역시 일본 원작의 ‘그 집’으로 그대로 두면서 극장판과 비디오판 <주온>의 내용을 기반으로 <그루지>라는 헐리우드 리메이크 판을 완성시킨다. 2004년 11월에 공개되자 마자 전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북미에서만 1억 달러 돌파, 전 세계적으로 1억 8천 7백 2십 8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 큰 성공을 거둔다. 이후 <그루지2>와 <그루지3>까지 제작되었으며 최근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샘레이미의 '고스트 하우스 픽쳐스'가 <그루지>의 리부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2009년 <주온: 원혼의 부활>이후 5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주온: 끝의 시작>은 <주온>의 속편보다는 ‘리부트’에 가까운 작품이다. 초등학교 담임으로 부임한 ‘유이’는 새 학기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석하지 않는 학생 ‘토시오’를 만나기 위해 가정 방문을 하지만 그 집은 19년 전 일가족 몰살 사건이 발생한 후 흉문으로 가득 찬 곳. 이후 유이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섬뜩한 일들이 <주온: 끝의 시작>의 줄거리다.
외전 성격이 강했던 <주온: 원혼의 부활>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혹은 잠시 까메오 출연이었던] 가야코와 토시오가 다시 <주온>의 메인으로 돌아왔으며 특히 전작까지 가야코의 사연이 강했다면 이번 작품은 아동 학대라는 사회적 문제와 결합해 토시오의 비중이 더 커졌다는 점이 달라졌다. 5년 만의 신작만큼 새로운 공포 연출도 강했지만 전작에서 잊을 수 없었던 몇몇 장면들이 리메이크[!] 되어 나오는 반가움도 이번 <주온: 끝의 시작>의 관전 포인트다.
주온 시리즈의 새로운 감독, <주온:끝의 시작> 오치아이 마사유키
[<주온:끝의 시작> 일본 시사회 무대인사 중. 배우들이 가야코와 토시오로 직접 분장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온: 끝의 시작>의 감독은 오치아이 마사유키. <주온>의 아버지 시마즈 타케시로부터 메가폰을 이어받았다. 시미즈 타케시와 마찬가지로 TV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시작으로 일찍이 J호러영화 작품을 꾸준히 만들었다. <기묘한 이야기: 극장판>, <패러사이트 이브>, <감연> 등을 연출했고 태국 공포영화 <셔터>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판인 <셔터 인 도쿄>를 연출하기도 하였다. 이번 <주온: 끝의 시작>의 연출을 맡아 일본 공포영화 사상 가장 무서운 영화에 도전한다.
99년 비디오판<주온>을 시작으로 15년이 지나 시리즈 리부트로 다시 돌아온 <주온: 끝의 시작>.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시리즈가 나왔지만 변함없는 <주온>만의 공포법칙이 있다. <주온:끝의 시작>에도 유효했던 장수 공포 시리즈로 가는 기반이 되었던 법칙, 하나씩 살펴보자면,
<주온>시리즈가 가장 무서운 이유는 '왜'가 없는 공포다. 가야코와 토시오에게 당하는 사람들은 그저 운 나쁘게 저주받은 그 '집'에 잠시 들른 것뿐이다. 그들과 가야코 모자는 아무런 인연이나 원한이 없다. 그런데 왜 당하냐고? 아무 이유가 없으니깐. 거기에 <주온>시리즈를 통틀어 단 한 번도 이들의 원혼을 없애거나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없다는 것도 공포의 힘을 배가시킨다. 이유가 없고 해결이 없는 <주온>의 저주, 그 막막함과 절망감이 <주온>의 공포를 배가시킨다
<주온: 呪怨>의 뜻은 이렇다. “죽은 자의 저주가 생전에 살던 장소에 쌓여 업이 되고 그 저주를 전염시킨다.” 이 뜻대로 저주의 전염은 무한 증식되어 공포를 확장시킨다. <주온> 시리즈의 독특한 점은 곧 저주의 위험에 노출 될 등장 인물들의 이름을 밝히고, 단편영화처럼 개별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처음에는 운 나쁘게 그 집에 들어가 가야코와 토시오에게 당하지만 실제 시리즈에서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당한 등장인물보다 가야코의 저주에 홀려 자신의 가족, 친구, 동료를 위험에 빠뜨리며 저주를 전염시키는 에피소드가 더 많다. 또한 가야코의 집에서 무사히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저주의 기운이 붙어 다른 장소에서 비극이 일어나 <주온>시리즈가 전하는 공포의 전염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 주온:끝의 시작>은 토시오의 담임 선생인 유이(사사키 노조미) ]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온>시리즈는 등장인물들의 개별 에피소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단 순서는 제각각이다. 대체적으로 저주의 전염이 옮겨간다는 측에서는 같지만 시간순서상 가장 첫 번째 이야기가 마지막에 연결된다든지, 중간중간 다른 시간대 사건이 벌어진다든지 처음 <주온>시리즈를 접할 때 다소 당황스러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순서는 결국 나중 이야기의 가장 핵심이 되는 사건을 클라이막스로 펼쳐 순식간에 모든 이야기를 퍼즐처럼 맞추어 더 큰 공포를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안전한 공간/시간대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주온>시리즈에는 없다. 일단 이야기의 발단이 자신의 집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라는 점부터 공포의 안전지대는 없다고 선언한다. 또한 그런 사건의 원흉이 자신의 가족이자 친구였다는 저주의 전염도 한 몫 한다. 따져보면 <주온>에서 벌어지는 비극들은 대부분 '낮'시간 때가 많다. <주온: 원혼의 부활>에서는 심지어 '크리스마스'이브에 비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역발상.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신체기관 중 가장 민감한 곳이 '귀'라고 한다. 실제 공포영화에서 가장 큰 효과를 주는 쪽도 시각보다는 청각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주온>은 청각을 가장 자극하는 공포영화이기도 하다. 음산한 배경음악은 기본이며 토시오의 고양이 울음 소리 그리고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주온>의 대표적인 사운드, 가야코의 기분 나쁜 꺽기음[?]은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다. 이런 대표적인 <주온>의 청각공포뿐만 아니라 영화 내부에서도 소름 끼치는 요소는 충분하다. 정적을 깨는 전화벨 소리, 저주의 한이 여전히 서려있는 테이프, 녹음기 등은 매 시리즈마다 등장할 정도로 <주온>에서는 극적 긴장감으로 작용된다. 또한 어디에 홀린듯한 무표정으로 영화의 핵심이 되는 대사를 반복하는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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